[기획]집집마다 1대씩? 3D프린터 대중화 눈 앞
[머니투데이 배소진 기자][100만~200만원대 개인용 3D프린터 제품 봇물…품질 개선·디자인파일 보급돼야]
10만달러 미만 3D프린터 글로벌 시장 동향/자료=가트너 |
'제조업의 혁명'이라 불리는 3D프린터 기술이 빠르게 가정과 일상생활 속으로 파고들고 있다. 특히 오픈소스 기반의 저가 3D프린터가 속속 등장하고 있어 스스로 디자인해서 직접 물건을 생산해 판매하는 '1인창조기업'이 활성화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번지고 있다.
3D프린터는 이미 30년된 기술. 관련 기술 가운데 고급기술로 꼽히는 SLS(서택적레이저소결)방식의 특허가 내년 2월 만료된다. 이에 따라 SLS방식을 사용한 3D프린터도 기존의 1억~5억원에서 가격이 수천만원 혹은 1000만원까지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좀 더 대중화된 형태인 FDM(수지압출법)방식은 이미 1992년 특허가 만료돼 가격대도 수백만원대로 떨어진 상태다.
이처럼 3D프린터 가격대 하락이 예상되면서 일반 소비자용 시장의 전망은 전례없이 밝은 상황이다.
IT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소비자 및 기업용 3D 프린터 시장 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10만달러 미만의 3D프린터 전세계 출하량이 전년보다 49% 증가해 총 5만6507대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2014년에는 75%의 성장률을 기록해 출하량이 9만8065대에 이르고 이듬해에는 10만대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로 미국 아마존에서는 이미 3D프린팅 스토어가 신설돼 운영되고 있다. 미국 대형 소매업체스테이플'과 손잡고 온라인을 통해 100만원~200만원대의 저가 3D프린터와 관련 재료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국내에서도 소비자용 3D프린터는 각광을 받고 있다.
국내 업체 로킷이 개발한 보급형 데스크톱 3D프린터 '에디슨(3DISON)/사진=로킷 |
이달까지 현재 국내에서만 500만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고, 이달 초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 최초 '3D프린팅 컨퍼런스'에 참석해 호평을 받기도 했다.
로킷은 3D프린터뿐 아니라 3D데이터를 직접 만들 수 있는 30만원대의 3D스캐너도 개발해서 판매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3D데이터를 구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3D프린터를 활용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이 직접 원하는 물건을 3D프린터로 구현할 수 있는 방법까지 제시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국내 최초 3D프린터 제조업체로 꼽히는 오픈크리에이터즈는 오픈소스 방식을 이용해 개인용 3D프린터인 'NP멘델'을 개발해 지난해부터 판매하고 있다. 또 최근에는 성능을 대폭 개선해 '알몬드'도 선보였다.
1세대 모델인NP멘델의 경우 85만원으로 시험적인 모델이었다면 알몬드는 150만원으로 대중화를 노리고 출시한 제품이다. 디자인도 검은색 원목상자 형태로 가구같은 느낌을 더해 책상 위에 올려놔도 위화감이 없도록 했다는 게 업체 측의 설명이다.
이밖에 3dpmart'가 국내기술과 디자인으로 만든 3D프린터 '에펠'을 99만원~120만원 가격대로 판매하고 있으며, 우주인' 고산대표가 설립한 벤처업체 '에이팀'도 3D프린터 개발에 뛰어들었다. 가칭 '스프린터'로, 200만원 중후반 가격으로 성능과 안정성을 확보한 제품을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오피스솔루션 전문기업 신도리코가 국내 도입한 미국 3D프린터 제조사 '3D시스템즈'의 일반소비자용 모델 '큐브'/사진=신도리코 |
신도리코 관계자는 "3D프린터가 전세계적으로 성장이 주목되는 신산업인데다 앞으로의 수익성도 밝다고 예상된다"며 "3D프린터 관련 사업영역이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3D프린터 기기가 보급된다 해도 소비자들이 대중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넘어야 할 산은 적지 않다.
이에 대해 LG경제연구원은 '3D프린팅, 개인생산시대를 열다'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제품 가격 △제작된 제품의 품질 △이용하는 소재의 문제 △프린터의 크기와 성능 △사용편의성 등의 5가지 문제로 정리했다.
사람들이 선뜻 3D프린터 구매를 결정하기에 100만원~200만원 후반대의 가격은 여전히 높다는 것. 이는 3D프린터 개발업체와 주요기술 특허만료 등의 분위기에 따라 수십만원대로 충분히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개선될 여지가 있다.
또 일반 프린터에 필요한 잉크나 종이처럼 3D프린터도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재료가 소모품으로 계속 구매해야 하는 만큼 재료의 가격대 하락도 중요한 점이다.
문제는 만들어낸 제품에 대해 소비자들이 얼마나 만족하느냐에 있다. 3D프린터가 저렴할수록 만들어지는 제품의 품질은 낮아지게 되고, 사용할 수 있는 소재도 플라스틱 등으로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홍일선 LG경제연구원 선임 연구원은 “3D프린터가 일반 대중을 위한 개인 제작 도구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특별한 교육이나 훈련을 받지 않은 보통 사람들도 쉽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며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PC나 스마트폰에서 제품 디자인을 고르고 ‘출력’만 누르면 저절로 제품이 제작되는 3D 프린터"라고 설명했다.
이어 "누구나 손쉽게 디자인을 다운로드 받거나 공유할 수 있는 '라이브러리'를 통해 제품 디자인 자체가 하나의 상품이 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3D프린터 출력방식
※FDM(수지압출법)=융합적층식이라고도 불리며 고체수지 재료를 녹여 쌓아만드는 방식. 가는 국수가락 형태의 재료를 직접 분사하는 것으로, 제작비용이 저렴하고 비교적 빠른 시간에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특허가 만료돼 오픈소스로 공유되는 기술.
※SLS(선택적레이저소결법)=레이저로 층층이 쌓인 재료를 가열해 응고시키는 방식. 정밀성이 높으나 광학기술 사용으로 가격이 비싸다. 2014년 2월이면 미국 3D시스템즈가 가지고 있는 특허가 만료돼 대중화가 기대되고 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