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만이 원폭 피해자" 아베 발언에 정정요구
아베신조 일본 총리 (AP=연합뉴스DB) |
한국·북미·브라질 등 6개 원폭피해단체, 항의서한
(서울=연합뉴스) 류미나 기자 = 한국와 북미 등의 원폭피해자 단체들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에게 지난 8월의 "일본인이 전장의 유일한 원폭 피해자"라는 발언에 대한 정정을 요구했다고 교도통신이 1일 보도했다.
한국과 브라질, 북미 지역의 원폭 생존자들을 대변하는 6개 단체는 지난 31일 일본 후생노동성 관계자들과 만나 아베 총리 앞으로 작성한 서한을 전달했다.
아베 총리는 일본의 패전일(8월 15일)을 맞아 지난 8월 히로시마에서 열린 전몰자 추도식 행사에서 "우리 일본인들은 전장에서 원폭 참상의 공포를 경험한 유일한 사람들로서, 반드시 핵무기가 없는 세상을 이뤄낼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단체들은 이에 대해 중국과 한반도,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강제로 끌려왔던 사람들과 미국, 영국에서 온 전쟁 포로들도 원폭 피해자에 포함된다고 반박했다.
이들은 또 이같은 주장이 일본 밖 원폭 생존자 지원을 확대키로 한 정부 정책에도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이날 서한을 건네 받은 한 후생성 관리는 아베 총리의 발언에 대해 "이는 일본인 외에 (원폭)생존자가 없다는 뜻은 아니었다"면서 "오해의 소지가 있음을 심각히 받아들이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자 이 자리에 있던 한 한국인 단체 관계자는 "당신은 지금 우리가 사실을 잘못 이해했다는 뜻이냐"고 반박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후생성은 이번 항의 서한에 서면으로 답하겠다고 밝혔다.
후생성 자료에 따르면 일본 정부로부터 원폭 피해자로 인정받은 외국인은 약 4천450명이다. 이중 한국인이 3천60명으로 가장 많으며, 미국(990명)과 브라질(150명) 등이 그 뒤를 잇는다.
이밖에 북한에도 일부 원폭 피해자가 생존해 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이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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