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0월 24일 목요일

눈물 머금고 떠나는 리즈, 내년에도?

눈물 머금고 떠나는 리즈, 내년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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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이데일리 스타in 박은별 기자]지난 20일 두산과 LG의 플레이오프 4차전이 끝난 잠실구장 LG 더그아웃. 모두들 11년동안 기다려왔던 가을 야구의 아쉬움을 뒤로 한 채 하나 둘 짐을 싸고 있었다. 

이젠 용병이라는 수식어가 어색할 정도로 LG 선수가 다 된 리즈. 그 역시 11년만에 맞는 가을야구에 대한 감격을 다른 선수들처럼 다 이해는 못했지만 챔피언이 되지 못해 아쉬운 건 다른 이들과 마찬가지였다. 그는 더그아웃 한 켠에서 끝내 눈물을 보였다. 

리즈는 “한번도 챔피언십이라는 것에 가까이 가 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마지막 결과가 더 아쉬웠다. 팬들이 끝까지 응원을 해주고, 경기가 끝나고 나서도 노래를 불러주는 모습에 감정이 울컥 올라왔다. 많이 아쉬웠다”고 떠올렸다. 

선수들은 리즈가 눈물을 흘린 건 처음 봤다고 입을 모았다. “울었네~”라는 동료들의 장난에 리즈는 “울지 않았다”며 발뺌했지만 선수들은 리즈의 그런 열정과 마음을 잘 알고 있었기에 등만 두드려줄 뿐이었다.

가을야구 마지막 날, 리즈는 자신의 유니폼에 동료들의 사인을 직접 다 받기도 했다. 그는 “포스트시즌, 좋은 기억을 되새기기 위해서다. 함께 뛴 선수들을 기억하고 싶었다. 집에 걸어두려고 한다”며 웃었다. 리즈에겐 두고 두고 간직하고 싶은, 잊지 못할 순간이었다.

리즈는 감격스러운 2013시즌을 뒤로하고 한국을 떠났다. 24일 오전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도미니카로 돌아갔다. 

그가 내년에도, 4년째 한국 무대를 밟을 수 있을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이미 미국, 일본 리그에서 리즈 영입에 대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리즈의 몸값은 날이 갈수록 치솟고 있다. 플레이오프에서 보여준 마지막 역투도 리즈의 가치를 높이는데 큰 역할을 했다.

그래도 단 한 가지 분명한 건, 리즈는 또 다시 한국에 오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리즈는 “한국에 남고 싶고, 또 뛰고 싶다. 아직 일이 어떻게 진행될지는 모르겠지만 미국에서 아주 좋은 오퍼가 오지 않는 이상은 한국에 다시 오고 싶다. 한국 야구가 좋다. 지금 동료들과 함께 야구가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가 여전히 팀 선정에 있어 1순위로 생각하는 건 1군 무대에 대한 보장이다. 그는 “계속 1군에서 뛴다는 보장이 있는 팀으로 가고 싶다”고 말했다.

리즈는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싣기 전, 2013시즌을 되돌아 봤다. 그는 “내 야구 커리어에 있어 최고의 한해”였다고 정리했다.

리즈는 “올시즌은 모든 경기가 다 타이트하고, 순위 싸움에 있어 중요한 경기였다. 한 경기 한 경기 정말 진지하게 임하고 집중을 많이 했던 것 같다. 그래서 올해는 내 야구 인생에 있어 최고의 한해였지 않나 싶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일정은 푹 쉬는 것이다. 또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는 시간을 가질 계획이라고도 했다.

LG를 “가족같은 팀”이라 표현한 리즈. 이미 한국선수 다 된 리즈가 내년에도 한국 무대를 밟을 수 있을까. 리즈가 마지막으로 흘린 눈물, 그리고 동료들에게 받은 사인 유니폼엔 또 다른 의미가 있었을지. 그의 행보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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