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5S 골드…"장인손길 느껴지네"
<아이뉴스24>
[김현주기자] "명불허전(名不虛傳)"
애플 아이폰5S 샴페인 골드를 보고 떠오른 말이다.
마치 장인의 숨결을 불어넣은 것처럼 버튼 사이 0.1mm의 틈을 허락하지 않은 것을 알 수 있었다. 아이폰5가 98% 였다면 아이폰5S는 100%의 작품으로 완성된 셈이다.
전작인 아이폰5와 외관을 거의 바꾸지 않았지만 그만큼 완성도를 높여 소비자 선택을 받겠다는 애플의 자신감이 느껴졌다.
이번에 새로 추가된 샴페인 골드 색상은 촌스러운 금색이 아니다. 금색빛이 도는 은은한 색상이다. 빛 아래 이리저리 비춰보면 반사에 따라 색상이 달라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지문인식 기능 터치ID가 추가된 홈버튼 디자인은 네모표식이 사라졌고 대신 버튼에 따라 금속링이 추가됐다. 지문인식이 들어가면서 오목한 버튼은 평평해졌다. 전체적으로 더 심플한 이미지를 준다.
도자기를 빚은 듯한 이토록 섬세한 변화는 자세히 뜯어 보지 않으면 가치를 알 수 없다. 몇일 간 아이폰5S를 들고 다녔지만 아이폰5인 줄 알뿐 새 제품이라는 것을 눈치채는 주변 사람들은 없었다.
◆터치ID, 편리함의 극치
이번 신제품에서 가장 크게 달라진 게 바로 터치ID, 지문인식 기능이다. 지문인식을 구현한 폰은 많지만 별도 버튼에 기능을 부여하는 방식이 많다. 애플은 홈버튼에 지문인식을 더해 보안성과 편리성을 동시에 잡았다.
지문은 최대 5개 까지 입력할 수 있다. 자주 쓰는 엄지, 검지를 입력해봤다. 왼쪽 엄지도 등록했다. 등록 과정은 간단하다. 여러번 손가락을 올려놨다 떼면 된다. 등록이 끝나면 홈버튼을 눌러 한번 깨우고 다시 손가락을 대는 간단한 동작으로 잠금을 해제할 수 있다.
인식 과정은 찰나라서 원래 잠금이 해제돼있는 것처럼 느낄 정도다. 손가락 위치에 따라 간혹 인식이 되지 않아 손가락을 뗐다 대야 할 때도 있었지만 100번 중 98번은 거의 완벽하게 반응한다. 보안도 보안이지만 무척 편리하다.
현재는 아이튠즈 결제에만 응용할 수 있지만, 인프라가 갖춰지는 대로 애플은 지문인식을 다양한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외부개발자에 터치ID API를 오픈해 여러 애플리케이션에 응용할 수 있도록 한다면 더욱 가치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아이사이트 카메라, 어디까지 발전할까?
아이폰 유저들은 눈치챘겠지만 애플은 아이폰 카메라에 굉장한 공을 들이고 있다. 아이폰으로 찍은 사진이 워낙 품질이 좋다보니 관련 사진 대회가 열리기도 하고 각종 인쇄물, 잡지, 신문에도 쓰이기도 한다.
아이폰5S에도 카메라 기능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하드웨어상으로는 전작과 동일한 800만화소 이지만 센서 크기가 20% 늘어났다. 조리개는 더 밝아져 그 만큼 더 선명한 고품질 사진을 얻을 수 있게 됐다.
실제 어두운 방안에서 삼성전자 갤럭시노트3, 팬택 베가넘버6, 아이폰5S로 사진을 찍어봤다. 갤럭시노트3는 어두워서 단지 검은화면만이, 베가넘버6는 오버 노출로 과도하게 밝게 나왔다. 그 중 아이폰5S는 가장 적절한 빛 밝기의 사진이 찍혔다. 노력하지 않고도 손쉽게 괜찮은 사진을 만들어낼 수 있는 것.
아이폰5S 아이사이트 카메라에는 기능 측면으로 연사와 슬로우 모션 기능이 추가됐다.
연사 기능은 사용해봤다. 촬영 버튼에 손을 대고 있었더니 찍히는 것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사진이 찍혔다.
보통 연사기능을 가진 카메라는 찍은 대로 나열식으로 사진이 저장돼 삭제할 때 귀찮은데, 애플은 묶음 형태로 갤러리에 표시해준다. 구도나 빛이 가장 잘 표현된 사진 1장을 골라주기까지 한다. 삭제할 때는 묶음 파일을 한방에 삭제할 수 있어 편리했다. 잘나온 사진 1장만 남기고 나머지를 한꺼번에 삭제하는 것도 가능하다.
슬로우모션 기능은 다양한 상황에서 응용하면 재미있는 동영상을 얻을 수 있다.
움직이는 물체를 슬로 모션 기능으로 찍고 특정 부분만 슬로 모션으로, 나머지 부분은 일반적인 움직임으로 보이게 편집할 수 도 있다. 스포츠 경기나 댄스 등을 감상할 때 사용하면 디테일한 동작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새로워진 아이사이트 카메라를 사용하면서 애플이 원하는 것은 '디지털카메라의 멸종'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성능이 만족스러웠다. 다만 아이폰 카메라는 화소수가 떨어지다보니 멀리 있는 사물이나 풍경 사진을 찍을 때는 조금 아쉬운 품질이다.
◆컴퓨터 사양이 폰에? 64비트 A7의 위엄
이번에 애플이 아이폰5S을 공개하면서 가장 크게 강조한 부분이 바로 64비트를 지원하는 차세대 A7프로세서다.
애플은 "데스크탑 컴퓨터 없어도 가능한 데스크 탑급 아키텍쳐, 이전 세대보다 최대 3배 빠른 CPU와 그래픽 성능을 구현한다"라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64비트로 구현된 앱이 거의 없어서 소비자들이 아이폰5나 기타 스마트폰 대비 큰 성능 차이를 느낄 수는 없다. 실제 애플이 필요 이상의 과다한 사양을 아이폰5S에 제공했다는 의견을 제시하는 측도 있을 정도다.
고사양 컴퓨터에서 사용할 만한 기가바이트급 대용량 게임을 돌릴 수도 있겠지만 실제 수요가 그리 많지는 않을 것이다.
애플은 아이폰5S 공개 때 키노트를 통해 A7의 효율성을 체감할 수 있는 '인피니티 블레이드3' 시연한 바 있다. 좀 더 게임이 부드럽게 돌아가는 것을 알 수 있을 정도다.
안타깝게 아이폰5도 사용해본 입장에서 아이폰5S가 성능이 크게 달라진 점을 느낄 수는 없었다. 두 폰다 화면 전환이 부드럽고, 거의 모든 애플리케이션이 무리없이 돌아가고 빠르다. 불편을 느낄만한 가닥이 없다.
여러 이견이 존재하지만 모바일에서도 분명 64비트가 필요하다는 쪽이 우세하다. 다만 애플리케이션 환경이 뒷받침돼야한다. 분명한 것은 애플이 64비트를 지원했기 때문에 다른 경쟁자들도 빠른 속도로 따라올 것이라는 점이다. 그러면 관련 생태계는 더욱 빨리 발전할 수 있다. 애플이 선봉장에 선 것이다.
아이폰5S는 분명 잘 만들어진 폰이다. 전작에서와 마찬가지로 심플하고, 산만한 기능을 쏙 빼면서 핵심 기능만 업그레이드한 것이 돋보였다. 여러 확장이 가능한 안드로이드 폰의 매력과는 다른 세계의 것이다.
/김현주기자 hann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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