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0월 23일 수요일

[리뷰] CJ 메타가 평정! WCG 국대선발전, 의미가 있었던 네 가지 포인트

[리뷰] CJ 메타가 평정! WCG 국대선발전, 의미가 있었던 네 가지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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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CG 국가대표 선발전 우승팀 CJ엔투스 블레이즈
10월 18일(금)을 마지막으로 WCG 2013 리그오브레전드 국가대표 선발전 일정이 모두 끝났다. 중국 쿤산에서 열릴 WCG 그랜드 파이널에 한국 대표의 자격으로 세계 각국의 대표들과 경기를 가질 기회를 얻은 팀은 '전통의 강호' CJ엔투스 블레이즈다.

사실 많은 사람이 예상한 WCG 국가대표 선발전의 우승 팀은 전 시즌 강팀이었다. 롤드컵을 제패하고 휴식 없이 연습에 매진한 SK텔레콤 T1이나 롤드컵 선발전에서 투혼을 보여준 KT롤스터 불리츠, 스프링 시즌 우승팀인 삼성 갤럭시 오존정도였다.

하지만 이 세 팀 모두 WCG와 인연은 없었다. 롤드컵 우승팀인 SK텔레콤 T1은 4강에서, KT롤스터 불리츠는 16강 와일드카드 선발전에서, 오존은 8강에서 탈락했다. 모두 삼성 갤럭시 블루가 탈락에 직결했거나, 와일드카드 선발전으로 내려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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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T1이 시즌3 월드 챔피언십을 우승한 지 3주도 지나지 않았다
롤드컵 이후 한 달조차 지나지 않았는데 최강자의 자리에서 이렇게 쉽게 탈락할 수 있냐고 반문을 하시는 분들이 많다. 하지만 이 팀들이 패배할 수 있었던 이유가 있다.


포인트 1. 빠른 적응과 상대방에 대한 철저한 분석

많은 팀이 새로운 메타에 적응했다. 단적으로 롤드컵에서 일명 '꿀챔프'라고 평가되던 아트록스, 코르키, 니달리, 카사딘 등을 완벽히 몸으로 체득했다. 

원거리 딜러인 코르키는 이번 WCG 선발전에서 픽밴률이 100%에 승률은 무려 65%다. '삼위일체'의 상향으로 변화된 원거리 딜러 메타를 완벽히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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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위일체 상향 전의 코르키 밴픽률
챔피언스 섬머 시즌 : 코르키 1회 픽(픽밴률 1.3%)
챔피언스 스프링 시즌 : 코르키 0회 픽(픽밴률 0%)

삼위일체 상향 후의 코르키 밴픽률
시즌3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 코르키 33회 픽, 26회 밴(픽밴률 93.7%)
WCG 2013 국가대표 선발전 : 코르키 20회 픽, 16회 밴(픽밴률 100%)


미드 라이너인 니달리도 빼놓을 수 없다. 돌진 조합이 사장된 현 메타상 니달리를 막을 수 있는 챔피언은 아무도 없다. 특히 니달리의 강점인 상대방을 타워 안에 몰아넣고 혼자 다대 일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은, 아군이 쉽게 맵 컨트롤을 할 수 있다는 얘기가 됐다. 니달리의 승률은 코르키 그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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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CG 국가대표 선발전 니달리 승률
11회 픽, 20회 밴(픽밴률 86%) 승률 72.7%


정글러의 선택도 변화가 많다. 초식 정글러라 일컫는 아무무, 나서스는 이제 실직상태다. 초반 라인전을 쉽게 도와줄 수 있는 자르반 4세, 아트록스, 엘리스, 바이, 리 신이 많이 선택됐다.

의외로 바이, 리 신의 승률이 낮다. 바이는 너무 궁극기의 의존도가 높고, 리 신은 후반에 할 게 없는 평가가 어느정도 증명이 됐다. 반면, 자르반 4세, 아트록스, 엘리스는 후반에도 상대방에게 치명적인 대미지를 줄 수 있는 연계기가 많았다.

WCG 국가대표 선발전 정글러 승률 TOP 5(5회 이상)
1위 아트록스 : 10회 픽, 7회 밴(픽밴률 47.2%) 승률 80%
2위 자르반 4세 : 13회 픽, 2회 밴(픽밴률 41.7%) 승률 69.2%
3위 엘리스 : 19회 픽, 11회 밴(픽밴률 83.3%) 승률 57.9%
4위 리 신 : 13회 픽, 14회 밴(픽밴률 75%) 승률 30.8%
4위 바이 : 13회 픽, 5회 밴(픽밴률 50%) 승률 30.8%


WCG 국가대표 선발전 결승전에서 CJ엔투스 블레이즈의 'Daydream' 강경민 선수가 그 예를 잘 보여줬다. 삼성 갤럭시 블루와 가졌던 3세트에서 강경민 선수는 엘리스 활용의 정점을 보여주지 않았나 생각된다. 엘리스에 쉔의 궁극기를 건 상태로 '줄타기' 스킬로 상대방에게 너무나도 쉽게 접근할 수 있었다. 이때 삼성 갤럭시 블루의 원거리 딜러인 'Deft' 김혁규 선수는 탈출 스킬이 있는 코르키를 플레이했지만, 줄타기에 이어지는 쉔의 도발에 쉽게 제압당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앨리스와 탑 라이너 조합의 승률 차이
아군 탑 라이너가 쉔 : 4전 3승 1패 승률 75%
아군 탑 라이너가 레넥톤 : 엘리스 4전 1승 3패 승률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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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스가 오리아나의 구체를 받아 상대방에 접근하고 있다.
이것 뿐만이 아니었다. 오리아나의 궁극기 또한 엘리스와 연계를 할 수 있었다. 구체를 단 상태로 엘리스가 상대방에 접근하면 손쉽게 충격파를 맞출 수 있었다. 일명 '궁각'을 위해 엘리스는 점멸까지 과감하게 사용하며 적진 한가운데로 파고들었다.

메타에 완벽히 적응한 팀들은 이제 강팀들을 분석할 수 있는 시간도 생기게 됐다. 특히 롤드컵에서 많은 경기를 보여준 SK텔레콤 T1은 좋은 분석 상대였다. 삼성 갤럭시 블루는 4강에서 SK텔레콤 T1을 완벽히 분석한 모습을 보여줬다.

1세트에서 'Cheonju' 최천주 선수의 레넥톤이 3레벨에 미드 라인으로 로밍한 것은 SK텔레콤 T1이 탑 라인에 와드를 설치하지 않았다는 것을 완벽히 알고 한 플레이였다. 이 플레이를 성공한 삼성 블루는 니달리를 앞세워 경기를 손쉽게 가져왔다.

2세트에서는 픽밴에서 앞섰다. 레넥톤과 잭스가 밴 됐을 때 차선으로 가져갈 챔피언은 삼성 갤럭시 블루에서는 럼블이란 카드가 있었지만, SK텔레콤 T1의 'Impact' 정언영 선수는 확실한 카드가 없었다. 보통이라면 쉔을 선택하겠지만 럼블과의 라인전에서 매우 힘들 것으로 예상했고, 신지드는 상대가 쉔일때나 한 번씩 꺼내는 카드였다.

정언영 선수는 결국 트린다미어를 선택했다. 물론 스크림이나 솔로 랭크에선 좋은 모습을 보여줬을 수도 있다. 하지만 방송 경기에서, 그리고 팀이 1대 0으로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깜짝 카드를 선보였다는 것은 다소 의외였다.

게다가 좋은 플레이를 선보이지도 못했다. 삼성 갤럭시 블루의 정글러 'Spirit' 이다윤 선수의 엘리스는 봇 라인에서 럼블과 라인전을 하고 있는 트린다미어를 집중적으로 견제했고, 결국 경기 종료까지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만들었다.


포인트 2. 비시즌의 강자 삼성 갤럭시 블루의 약진

아무래도 삼성 갤럭시 블루의 얘기를 안 할래야 안 할 수 없을 것 같다. WCG 대진이 공개된 후 삼성 갤럭시 블루가 결승에 올라갈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한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까지 한국 리그에서 보여준 삼성 블루의 성적은 다소 초라한 편이었다. 게다가 직전 리그인 챔피언스 섬머 시즌에선 조별 리그에서 탈락하며 팬들에게 실망감을 준 게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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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시즌 강자' 삼성 갤럭시 블루
WCG 엔트리가 공개됐을 때도 비슷한 반응이었다. 팀이 힘들 때도 훌륭한 기량을 뽐낸 'easyhoon' 이지훈 선수가 SK텔레콤 T1으로 옮기고, 정글러에서 서포터로 자리를 옮겼지만 그다지 임팩트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Sense' 이관형 선수는 여전히 서포터로 출전했다.

새로 영입한 선수에 대한 불안감도 있었다. MiG 'wonsuk' 허원석 선수를 영입하긴 했지만, 안정감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있었다. 저번 시즌 예비 멤버에서 주전으로 발탁된 정글러 'Spirit' 이다윤 선수는 첫 챔피언스 데뷔전에서 너무 무력한 모습을 보여주며 패배한 적도 있다.

하지만 삼성 갤럭시 블루는 WCG에서 리빌딩을 결과로 입증했다. 16강 조별리그에서 'Deft' 김혁규의 비밀병기 '루시안'은 상상 이상으로 강했고, 'Sense' 이관형 선수와의 호흡도 돋보였다. 루시안을 사용하지 못하게 된 본선 리그부터는 코르키, 이즈리얼 등의 여러 챔피언을 선보이며 전방에서 맹활약을 펼쳤다.

'Pawn' 으로 아이디를 바꾼 허원석 선수는 진짜 물건이었다. 아군의 도움이 있긴 했지만, 4강전에서 SK텔레콤 T1의 'Faker' 이상혁 선수를 압도했던 니달리와 피즈는 지켜보는 관객들을 경악시켰다. 게다가 결승전에서 보여준 '미드 리븐'은 그저 제드의 카운터로 선택하는 단발성 선택이 아니라 어떤 챔피언이 오더라도 강력하다는 것을 지켜보는 사람들에게 알렸다.

'럼블 말고는 잘하는 챔피언이 없다'라고 평가되던 'Cheonju' 최천주 선수는 쉔과 레넥톤을 어느새 자신의 수족처럼 잘 다루게 됐다. 원래 잘하던 럼블은 더 날카로워졌다.

비록 결승전에선 CJ엔투스 블레이즈에게 패배하긴 했지만, 통산 승률 29%인 삼성 갤럭시 블루의 약진은 WCG에서 단연 돋보였다. 이제 봉인됐던 비밀무기 '루시안'까지 윈터 시즌에서 봉인해제 되는 만큼, 더 강력해진 삼성 갤럭시 블루를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WCG 전 삼성 갤럭시 블루 통산 성적
48전 14승 34패, 승률 29% 팀 평균 KDA 2.6

삼성 갤럭시 블루 WCG 성적
10전 7승 3패. 승률 70% 팀 평균 KDA 4

'Deft' 김혁규 선수의 WCG 루시안 성적
2전 2승 0패. 승률 100% 10킬 5데스 12어시스트, KDA 4.4


포인트 3. CJ엔투스 블레이즈의 메타가 결국 승리

WCG 2013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우승한 CJ엔투스 블레이즈는 전통이 있는 팀이다. 바꿔 말하면 오래된 팀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오랜 시간 동안 강팀으로 군림해왔고, 절대자 포스를 내는 시기도 있었다.

하지만 챔피언스 섬머 시즌 8강에서 KT롤스터 불리츠에게 패배하고, 롤드컵 국가대표 선발전 준플레이오프에서도 같은 상대에게 또 당하며 '이제는 CJ엔투스 블레이즈의 시대는 끝났다'는 극단적인 말도 있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CJ엔투스 블레이즈는 새로운 선수들의 영입을 통해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예전 제닉스 스톰 소속이었던 'Daydream' 강경민 선수를 영입한 데 이어 'Emperor' 김진현, 'Baeme' 강양현 선수를 데려왔다. 예상은 긍정적이지 않았다. 강경민 선수는 제닉스 스톰 시절에 꽤 좋은 정글러라는 평가가 있었지만, 나머지 두 명은 이제 첫 프로로서의 데뷔전을 치르는 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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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peror' 김진현(좌), 'Daydream' 강경민 선수(우)
하지만 우려와는 달리 이 팀 역시 리빌딩 효과를 결과로 증명했다. 특히 제닉스 스톰에 있었을 때보다 훨씬 기량이 향상된 'Daydream' 강경민 선수가 날개돋친 듯 날아다녔다. 그는 CJ엔투스의 'CloudTemplar' 이현우, 'Helios' 신동진 선수와 스타일이 다르다. 초반에 더 공격적이고 라인 개입을 즐기는 공격적인 정글러다. 최근 메타에 적합한 정글러라는 말.

CJ엔투스 블레이즈는 자신들이 지금까지 해온 '탑과 미드에 성장형 영웅을 선택하고 봇은 비기기만 해도 이기는 전략'은 구식 메타라고 판단했다. 공격적인 정글러, 피지컬이 뛰어나고 라인전에 능숙한 원거리 딜러를 영입했다. 라인전을 이기는 쪽이 대부분 경기에서 승리하는 메타상 'Daydream' 강경민 선수의 라인 갱킹은 CJ엔투스 블레이즈의 주력 카드가 됐다. 지금의 CJ엔투스 블레이즈는 아예 다른 팀이라고 생각해야 할 정도다.

CJ엔투스 블레이즈 '새 얼굴들'의 성적
'Emperor' 김진현 : 11승 3패(승률 78.6%), KDA 5.8
'Daydream' 강경민 : 11승 3패(승률 78.6%), KDA 5.6
'Baeme' 강양현 : 2승 1패(승률 66.7%), KDA 5.5


포인트 4. 프로와 아마추어의 간격 더 좁아졌다

WCG 16강은 14개의 프로팀과 2개의 아마추어 팀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D조엔 나진 실드, 진에어 팰컨스와 이 아마추어 두 팀이 모두 편성되어 있었다. D조의 아마추어 팀들은 나진 실드, 진에어 펠컨스라는 롤챔스 8강 급 팀들과의 경쟁에서 쉽게 탈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D조에서 상위 라운드로 진출한 두 팀은 나진 실드와 아마추어 팀인 'Mook'이었다.

'Mook'은 아마추어들이 프로팀과 상대할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제대로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아마추어 팀들은 솔로 랭크 점수를 기초로 선수를 평가한다. 이 선수가 챌린저, 다이아 상위권이라면 프로들과의 대결에 이미 '익숙한' 상태라는 말이다. 다른 말로 바꾸자면, 라인전이 기초가 되는 경기 초반엔 아무런 문제 없이 경기를 풀어갈 수 있고, 때로는 이길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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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는 점은 라인전을 이기는 쪽에서 조금씩 스노우볼을 굴려 결국엔 경기에 승리하는 최근 흐름 상, 지금 선수들이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능력은 '라인전 능력'이라고 볼 수 있다. 라인전 능력을 갈고닦는 데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는 솔로 랭크다. 그러니 솔랭을 잘하는 선수들이 모인 아마추어 팀의 경쟁력은 프로팀과 견주어도 그리 떨어지지 않는단 말이다.

게다가 '솔랭 전사'들은 메타 변화에 매우 민감하다. '이 챔프가 이런 면이 좋아서 점수 올리기 좋다.'라는 정보가 새어나오면 퍼지는 속도가 매우 빠르다. 카사딘이나 니달리 등 솔로 랭크에서 고정적으로 밴 되는 챔피언들을 보면 모두가 솔로 랭크 고티어 유저들이 이 챔피언들로 점수를 올렸다.

솔로 랭크의 메타가 자연스럽게 대회에서도 적용됐다. 섬머 시즌부터 니달리나 카사딘은 크게 변한 것이 없다. 사용법도 변하지 않았다. 솔랭에서 유행하는 플레이 방법이 자연스럽게 대회 무대에 녹아든 셈이다.

시즌 막바지가 되면서 '솔랭 전사'들의 피지컬이 극에 도달해있다. 현재 챌린저 티어의 절반 이상은 프로 선수들이지만 예전 챌린저였던 일명 '짤린저'나 다이아 80점 이상의 유저들 중에 아마추어 유저의 비율은 압도적일 정도로 많다. 만약 아마추어 선수들이 정말 '일 낼수 있는' 시즌을 예상해 본다면 이번 2013년 윈터 시즌이 아닐까 예측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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