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0월 20일 일요일

KS 앞둔 삼성의 딜레마, 이승엽의 ‘득과 실’

KS 앞둔 삼성의 딜레마, 이승엽의 ‘득과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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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한용섭]


이승엽(37·삼성)은 한국시리즈를 앞둔 삼성에 양날의 검이다. 중요한 승부처에서 숱한 드라마를 만든 그의 방망이가 이번에도 불을 뿜는다면 삼성의 우승 행보는 탄탄해진다. 반대로 올해 정규시즌에서 보인 부진을 거듭한다면 삼성이 3년 연속 우승으로 가는 길은 험난해질지도 모른다. 그의 활약 여부가 이번 한국시리즈의 최대 변수로 떠오르는 이유다. 

시즌 막판 허리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빠졌던 이승엽은 충분한 휴식과 재활로 몸 상태는 정상이 됐다. 류중일(50) 삼성 감독은 한국시리즈에서 이승엽을 중심타선 뒤인 6번 타순에 놓을 것을 고려 중이다. 그에게 최대한 부담감을 줄여주고, 편하게 치라는 배려다. 

삼성 타자들의 면면을 놓고 보면 이상적인 타순으로 보인다. 3~5번 타자로 나설 최형우(30)와 박석민(28) 채태인(31)이 시즌 막판 워낙 좋았다. 전 경기에 출장한 최형우는 타율 0.305, 29홈런 98타점으로 아쉽게 30홈런-100타점에 실패했다. 박석민은 타율을 0.318까지 끌어올리고 18개의 홈런을 쳤다. 채태인의 경우 부상이 없었다면 성적(타율 0.381, 11홈런)이 훨씬 더 좋았을 것이다. 정규시즌 막판 세 선수는 번갈아 장타를 터뜨리며 팀이 치열한 순위 다툼 속에서 우승을 확정짓는 데 기여했다. 박석민-최형우-채태인 다음에 이승엽이 선다. 이름값만 따져도 두산 투수들에게 엄청난 압박감을 줄 수 있다. 이승엽 앞에 중심타선 못지 않게 많은 찬스가 차려질 수도 있다. 

삼성 벤치의 고민도 있다. 이승엽이 선발 출장하면 발빠르고 수비가 좋은 정형식이 대타나 대수비로 빠져야 한다. 이승엽이 채태인과 1루수나 지명타자를 나눠 출장한다면, 외야는 최형우(좌익수)-배영섭(중견수)-박한이(우익수)로 짜여진다. 정형식이 들어갈 자리가 없다. 이승엽이 부상으로 빠졌을 때, 외야는 배영섭(좌익수)-정형식(중견수)-박한이(우익수)가 맡고 최형우는 지명타자로 나섰다. 

정형식은 9월8일 LG전에서 배영섭이 사구 부상을 당한 후 톱타자를 맡아 시즌 종료까지 19경기에서 타율 0.309, 21안타 18타점을 기록했다. 이 기간 팀내 타점 2위, 안타 3위였다. 팀 짜임새는 이때가 더 좋았다. 최형우보다는 아무래도 정형식이 있는 외야 라인이 안정감이 높다. 플레이오프에서 드러났듯 단기전에선 수비 하나가 흐름을 결정짓기도 한다. 게다가 두산이 한 베이스 더 가는 주루플레이와 도루 등 기동력이 9개 구단 중 으뜸인 반면 김상수와 조동찬이 부상으로 빠진 삼성에서 기동력 있는 선수라곤 배영섭 뿐이다. 공교롭게 이승엽이 허리 부상으로 결장한 막판 15경기에서 삼성은 11승4패(0.733)의 좋은 성적을 올리기도 했다. 

그럼에도 이승엽의 한 방은 단기전에서 큰 무기가 될 수 있다. 류중일 감독은 "라인업에 이승엽이 있고 없고는 상대 투수에게 주는 압박감에서 큰 차이가 있다"고 말해왔다. 지난해 SK와의 한국시리즈에서 이승엽은 1차전 홈런포로 시리즈 흐름을 가져왔다. 올해 정규시즌에서 타율 0.253(443타수 112안타), 장타율 0.395(홈런 13개·2루타 24개)로 부진했다고 해서 이승엽을 무작정 뺄 수도 없다. 이승엽은 20일 열린 팀 청백전에서 6번타자로 나서 4타수 4안타 3득점으로 타격감 회복을 알렸다. 삼성으로선 이승엽의 한 방으로 우승에 보탬이 되는 것이 가장 바라는 시나리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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