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시즌 결산 1] 모두가 ‘류’를 기억하기 시작했다
[매경닷컴 MK스포츠(美 미주리 세인트루이스) 김재호 특파원] “‘류’라고 읽는 게 맞죠? 내가 제대로 발음하고 있는 건가요?”
챔피언십시리즈 6차전 취재를 마치고 경기장을 빠져나가는 길. 한 미국 기자가 한국기자들을 발견하더니 던진 말이다. 아직도 그들에게 ‘류’라는 발음은 어렵다. 그러나 어색하지는 않다. 류현진은 이번 시즌 자신의 이름을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류현진은 스프링캠프 초반부터 이름 때문에 적지 않은 수난을 겪었다. 팬들은 한 게임에 나오는 캐릭터 이름을 떠올리며 그를 ‘라이유’라 불렀다. 시범경기 도중에는 선수 명단에 ‘Hyun-jin’이 아닌 ‘Hyun-jim’으로 적혔지만, 다저스 관계자조차 신경 쓰지 않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 2013시즌, 메이저리그는 류현진이라는 이름을 기억해야 했다. 사진= 한희재 특파원 |
이런 수난은 시즌 초반에도 계속됐다. 4월 뉴욕 메츠 원정 당시에는 류현진의 에이전트인 스캇 보라스측에서 ‘류’가 아닌 ‘루’로 발음해줄 것을 요청하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국에서 류현진은 인기스타였지만, 그들에게는 여전히 낯선 신인이었다.
그러나 류현진은 이에 흔들리지 않고 활약을 이어갔다. 팀이 하위권으로 곤두박질 친 5월에 홀로 3승을 챙기며 ‘연패 스토퍼’의 역할을 해냈다. 5월 29일 LA앤젤스전에서는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첫 완봉승을 거뒀다. 6월에는 5경기에서 1승도 올리지 못했지만, 모두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기록하며 선발로서 역할을 해냈다.
그의 꾸준한 활약 속에 다저스는 6월말 극적인 반등에 성공했다. 6월까지 6승에 그쳤던 류현진도 무섭게 승수를 쌓아나갔다. 7월 6일 샌프란시스코전 승리를 시작으로 6연승을 질주했다. 시즌 최종 성적 14승 8패 평균자책점 3.00. 선수 자신도 기대 이상이라 할 만큼 화려한 성적을 내며 첫 메이저리그 시즌을 마무리했다.
| 시즌 개막부터 포스트시즌까지, 류현진은 꾸준히 선발로서 자기 역할을 해냈다. 사진= 한희재 특파원 |
시즌 내내 목표로 제시했던 2점대 평균자책점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신인 투수들 중 가장 많은 192이닝을 소화하며 선발로서 능력을 인정받았다. 포스트시즌에서는 3선발 자리를 차지, 팀 내 위상을 재확인했다. 챔피언십시리즈 7차전 선발로 예고되며 기대감을 높였지만, 아쉽게 이는 이뤄지지 못했다.
이제 류현진은 어느 경기장을 가든, 다른 이름이 아닌 ‘류’로 불린다. 올해의 신인 경쟁을 얘기하거나 LA다저스의 선발 로테이션을 논의하는데 있어 그의 이름은 꾸준히 오르내렸다. 2013년, 메이저리그는 류현진이란 이름을 기억하는 한 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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